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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푸시업'하면서 '자살예방운동' 하는 사람들

YUN
2020-09-17
조회수 646

뉴스기사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47852&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푸시업'하면서 '자살예방운동' 하는 사람들

 [하반하 세계여행학교] 학생들이 함께 26-26-26 자살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유튜브 동영상
▲  [하반하 세계여행학교] 학생들이 함께 26-26-26 자살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유튜브 동영상
ⓒ 하반하 세계여행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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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심심치 않게 푸시업(팔굽혀펴기)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들은 26일 동안 26개의 푸시업을 하는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매일 한 명씩 동참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이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름하여 26-26-26 운동이다.

이들이 푸시업을 하는 까닭은 생뚱맞게도 '자살 예방'을 위해서다. '푸시업'과 '자살 예방' 그 상관관계를 추적해보았다.

26-26-26 운동의 국내 최초 제안자는 추적 결과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김찬호 경위로 확인되었다. 용강지구대는 마포대교를 관할에 두고 있다 보니 근무 중 수시로 자살자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26-26-26 자살예방캠페인 최초 제안자 김찬호 경위는 현재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에 근무중이다.
▲  26-26-26 자살예방캠페인 최초 제안자 김찬호 경위는 현재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에 근무중이다.
ⓒ 김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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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경위 역시 지난 1월 13일 새벽 3시경 딸이 자살을 시도한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마포대교로 출동, 수색을 하던 중 20대 여성을 발견했다. 그 여성은 경찰을 보자 바로 마포대교를 달리기 시작했다. 언제 투신할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김 경위는 이 여성을 구조하기 위해 높은 난간을 뛰어 넘다가 부상을 입어 인대가 파열되고, 골절상을 입어 두 달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 여성은 다행히 함께 출동한 경찰에게 구조 되어 가족들에게 안전하게 인계되었다고 한다.

평소 등산, 사이클, 마라톤, 철인 3종 등 운동을 즐기던 김 경위는 입원해서 꼼짝도 못하는 신세에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또한 지금도 재활 치료 중이라 좋아하는 운동을 못해서 답답하다. 그러나 그는 1월 13일 새벽 3시경과 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 해도 똑같이 할 거라고 말했다.

그가 퇴원을 하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에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직도 주변에서는 제 사고를 보고 그 여성을 탓하지만 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여성분을 탓하지도 않고 원망도 하지 않아요. 그 분은 절망에 빠진 상태였고 무엇보다 생사의 기로에 선 위급한 상황이었으니 누구라도 그 분을 구해야만 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내 몸의 안전을 챙길 겨를이 없었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다가 다친 것이니 전 그 누구도 탓할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운이 나빴을 뿐. 오히려 그 여성분이 무사한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지금은 그 분이 제가 다친 것이 헛되지 않도록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제 마음이 너무 아플 테니까요.

김 경위는 평소에도 '생명'에 관심이 많았다. 헌혈도 40여 년간 꾸준히 해와 지난 3월 기준 222회 헌혈을 했을 정도이다.
 김찬호 경위는 40여 년간 헌혈 200여 회를 하는 등 평소에도 생명, 나눔에 큰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 있었다.
▲  김찬호 경위는 40여 년간 헌혈 200여 회를 하는 등 평소에도 생명, 나눔에 큰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 있었다.
ⓒ 김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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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가 26-26-26 캠페인 최초의 제안자가 된 것은 지난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김 모씨가 체중감량을 다짐하자, 예전 페이스북에서 봤던 22-22-22 캠페인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22-22-22 캠페인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자살률이 높은 미국의 참전 군인들을 돕기 위해 2013년 시작됐다. 미 재향군인회의 2012년 통계에 따르면 매일 평균 22명의 아프가니스탄ㆍ이라크전 참전 군인들이 자살한다고 한다. 특히 미군 은퇴 장병 250만 명 중 20%에 해당하는 약 50만 명이 PTSD 진단을 받아, 우울증 등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팔굽혀펴기 22번을 한 뒤 챌린지를 이어갈 사람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캠페인은 할리우드 스타인 드웨인 존슨, 크리스 에반스 등의 참여로 더 큰 화제가 되었다. 2016년 기준 약 700만 명이 참여했고, 캠페인은 참여 인원이 2200만 명에 이를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22-22-22 자살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군인들 소식을 YTN 뉴스에서 보도하면서 함께 내보낸 참고 화면
▲  22-22-22 자살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군인들 소식을 YTN 뉴스에서 보도하면서 함께 내보낸 참고 화면
ⓒ ytn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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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지인을 통해 22-22-22 캠페인을 알고 있던 김 경위는 한국 역시 자살률이 10만 명당 25.8명으로 OECD 2위일 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푸시업 운동도 하고, 자살 예방 캠페인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지난 3월 10일 바로 실행에 옮겼다. 26-26-26 운동이 한국에서 처음 시작되는 순간이다.

22가 26으로 바뀐 까닭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의 '2018 OECD 보건통계' 자료를 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률(자살률)이 한국은 25.8명에 달한다는 통계 때문이다. 즉 22는 은퇴미군 하루 평균 자살자 수치이며, 26은 한국의 10만 명당 자살자 수로 차이가 있다. 참고로 OECD 국가 평균 11.6명보다 한국의 자살률은 훨씬 높다.

김찬호 경위는 "자살자 통계를 수치로 발표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 심각성이 잘 느껴지지 않아요"라며 "우리가 자살 예방에 나서기 위해서는 우선 높은 자살률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26회 푸시업을 통해서 자살률이 이렇게 심각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자살예방을 위한 활동과 지원이 너무나도 부족하거든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마포대교에서 자살 시도는 주로 야간 시간대에 벌어진다고 한다. 경찰이 출동해서 자살 시도자를 구조해서 가족에게 인계하고는 있지만, 심리치료가 병행되고 있지 않아 언제든 또 다시 자살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장 경찰의 진단이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가족에게 인계하기 전 전문가 상담과 치료다. 그러나 자살예방센터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심야 시간 상담인력이 불충분하고, 그러다보니 상담 연계가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찬호 경위는 "마포대교 등 자살자들이 주로 몰리는 특정 지역에는 24시간 상담전문가들이 배치되어 '마음치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구체적인 정책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 캠페인에 참가한 홍경종(인천 정각초등학교 교사)씨는 "26회 연속 푸쉬업은 근력이 좋지 않은 제게 쉬운 과제는 아니었다"면서도 "운동 삼아 하니 좋다. 이런 생각 중에 근육의 떨림과 힘듦, 그것을 느끼며 삶이란 것을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이 캠페인이 제겐 삶을 묵상해보는 시간, 그 삶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어야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한 시간"이었다며 이 캠페인 덕분에 자신의 삶을 좀 더 의욕적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26-26-26 캠페인에 참가한 홍경종 교사 (인천 정각초등학교)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고, 운동도 되었다며 캠페인 참가를 권유했다.
▲  26-26-26 캠페인에 참가한 홍경종 교사 (인천 정각초등학교)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고, 운동도 되었다며 캠페인 참가를 권유했다.
ⓒ 홍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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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회원이면서 이 캠페인에 동참한 이아무개씨는 "자살 이유가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실패한 후 재기 불가능한 사회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며 "국민 누구에게나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자살' 대신 '살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라며 자살 인지 캠페인과 함께 기본소득 도입을 촉구하는 운동을 함께 전개하기도 하는 등 26-26-26 캠페인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자살률을 2022년까지 17명으로 줄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자살예방 행동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6-26-26 캠페인이 더 확대되고, 정부의 노력이 힘 있게 추진될 때 OECE 자살률 2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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